생계형 범죄 코미디 영화 ‘카센타’ 는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터를 운영하며 아내와 아들을 건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재구(박용우)의 이야기다. 한때 국가대표 축구선수였던 그는 경기 도중 다리 부상을 당해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지역 유지로부터 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에 혹해 퇴직금 전부를 털어 넣고 만다.
하지만 알고 보니 해당 토지는 인근 공사현장에서 흙을 퍼나르는 곳이었고, 뒤늦게 사기라는 걸 알게 된 재구는 되팔려고 하지만 계약금만 날린 채 모든 게 허사가 되어 버린다.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둘째 아이를 임신했지만 병원에서는 태아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내린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로 건너편 주유소 사장으로부터 가게를 비워달라는 통보까지 받게 된다. 이렇듯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재구는 한밤중에 가족 몰래 집을 빠져나와 갈 곳도 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당장 수중에 가진 돈이라곤 밀린 임금뿐이지만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상황 속에서 마지막 희망이었던 직장마저 잃게 되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우연히 만난 순영(조은지)의 도움으로 봉고차 한 대를 마련하지만 그곳마저도 불법 도박장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차를 이용해 서울로 향하는 것인데....우리나라 국민들은 유독 남의 일에 참견하길 좋아한다. 오지랖이 넓다고 할까? 물론 좋은 의도로 하는 행동이긴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민폐가 되기 십상이다. 더구나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듯한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부류라면 절대 이 영화를 보지 않길 바란다. 자칫하면 기분 나쁜 감정이 고스란히 전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싶다면 추천한다. 어쩌면 눈물 콧물 쏙 뺄 만큼 감동받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난 후자 쪽이었는데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서 혼났다.
936번째 글입니다.